여성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질염. 감기만큼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나서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2017~2021년) 간 연평균 2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질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이처럼 질염은 모든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할 여성들이 있다.
‘이런’ 특징 있는 여성, 질염 발병 위험 높아1. 당뇨병 환자당뇨병 환자는 칸디다 질염이 생길 위험이 크다. 칸디다 질염은 가장 흔한 질염 중 하나로, 진균의 일종인 칸디다균에 감염되어 발생한다. 사실 칸디다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존재하는 균이다. 평소에는 정상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가, 당뇨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염을 일으키며 칸디다 질염을 유발한다.당뇨병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제인 ‘sglt-2 억제제’도 질염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고 소변으로 배출해서 혈당을 낮추며, 심혈관질환 위험도 줄이는 효과적인 치료제다. 그러나, 당의 소변 배출을 증가시키면서 부작용으로 여성 질염 및 요로감염 등 생식기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2. 잘못된 세정법잘못된 세정법으로 질을 세척하는 경우에도 질염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잘못된 세정법의 대표적인 예는 질 내부까지 세정하는 습관이다. 질염 등 질병의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의약품은 질 내외부에 사용할 수 있다. 하나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가 아닌 시중에서 구매하는 화장품인 외음부 세정제의 경우 질 내부에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외음부를 씻을 때만 사용해야 한다.과하게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정확한 방법을 쓴다 하더라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질내 적정 산성도가 무너진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김관수 원장(유로진여성의원)에 따르면 질의 산도가 깨지면 몸에 해로운 혐기성 세균의 증식이 늘어나고, 반대로 이로운 호기성 세균이 소멸되면서 질염에 취약한 환경이 될 수 있다. 여성청결제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주 2~3회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꽉 끼는 옷을 즐겨 입는 습관청바지, 팬티스타킹 등 꽉 끼고 통풍이 잘 안 되는 옷을 입는 습관도 질염을 유발한다. 이러한 옷은 균이 자라기 좋은 고온 다습한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젖은 옷이나 수영복을 오랫동안 입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질염 예방을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는 치마 또는 바지를 착용하고 속옷은 합성섬유보다는 순면 속옷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특정 약물 사용특정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칸디다 질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경구피임약, 항생제, 부신피질호르몬 제제, 항암제가 대표적인 예다. 또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세포매개면역 기능이 떨어져 질염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염 의심될 때, 세정제만 사용하며 방치 말아야질염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지 않고, 세정제를 자주 사용하는 등 스스로 관리만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나, 질염을 방치하면 골반 내 염증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불임, 만성 골반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질염이 의심된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김관수 원장은 “팬티라이너를 하루에 2~3번 이상 바꿀 정도로 냉의 양이 많거나, 외음부가 가렵거나 쓰라린 경우, 혹은 불쾌한 냄새가 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히 자가면역으로 치료될 수 있는 질염이 아닐 수 있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관수 원장 (유로진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